"일자리 미끼" 러시아의 섬뜩한 병력 충원법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카메룬 출신 장 오나나(36)는 심문 과정에서 샴푸 공장 취업 광고를 보고 러시아행을 택했으나, 공장이 아닌 러시아군과 계약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5주간의 짧은 군사훈련 후 바로 최전선에 투입됐다. 오나나는 훈련 당시 짐바브웨, 방글라데시, 브라질 국적의 외국인 10여 명과 함께였다고 전했다. 세네갈 출신 말릭 디오프(25)는 러시아 유학 중 전투가 아닌 식기 세척 업무로 월 5,700달러(약 772만원)의 고수익을 약속받고 입대했지만, 그 역시 최전선에 배치된 후 탈영하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이처럼 취업 사기 방식으로 러시아군에 입대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외국인의 정확한 수는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외국인은 전선 투입의 위험을 알면서도 자국에서의 낮은 소득 때문에 러시아군의 높은 급여(카메룬 부사관 월 약 11만원 vs 러시아군 월 약 260만원)를 보고 자원입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한 카메룬 군인은 SNS에 자신의 급여 명세서를 올리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서 죽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메룬에서는 러시아군에 입대한 뒤 연락이 끊긴 친인척의 생사를 묻는 글들이 SNS에 잇따르고 있어 현지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카메룬 정부는 현직 군인이 군을 이탈해 러시아로 가는 사례가 늘자 군인의 해외 출국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는 심지어 군수품 제조 공장에 외국인 여성들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동부 옐라부가 산업단지의 드론 제조 공장을 폭격했을 때 아프리카 출신 여성 노동자 여러 명이 부상당했는데, 이들은 자신이 일하는 장소가 우크라이나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 수행에 필요한 병력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취약한 개발도상국 국민들을 기만적인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전쟁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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