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켜!" 트럼프, '금빛 MAGA폰'으로 IT 공룡에 선전포고

트럼프 모바일이 선보인 핵심 서비스는 월 47.45달러(약 6만 4700원)의 '47 플랜' 요금제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직에 다시 오르기를 염원하는 지지층의 마음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요금제는 무제한 통화, 문자,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특히 미국 군사 기지가 주둔한 국가를 포함해 전 세계 100개국 이상으로 무료 국제전화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와 원격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복잡한 계약 절차나 신용도 조회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기존 통신사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통신 서비스와 함께 공개된 자체 스마트폰 'T1 폰'은 오는 8월 499달러(약 68만원)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트럼프 모바일닷컴 홈페이지에 게시된 제품 이미지는 금색 외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징적인 정치 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강력한 '애국 마케팅'을 예고한다. T1 폰은 지문 및 얼굴 인식 잠금 해제 기능과 함께 256GB의 내장 저장공간, 12GB 램 등 보급형 이상의 기본적인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의 수석 부사장인 에릭 트럼프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미국인이 미국인을 위해 만든 휴대폰을 제공함으로써 이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애플, 삼성 등 기존의 거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주요 통신사들을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애플 등 미국 IT 기업들에게 생산 시설의 미국 이전을 강하게 압박해왔으며, 지난달에는 애플이 일부 시설을 이전하지 않으면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번 스마트폰 사업 진출은 이러한 기존 거대 기술 기업들에 대한 불만과 견제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일가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현직 또는 유력 대선 후보의 가족이 직접 상업 활동에 나서는 것 자체가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미국의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들이 트럼프 브랜드와의 경쟁을 부담스러워하며 광고나 마케팅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T1 폰의 부품 대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아,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관세 정책이나 무역 기조와 상반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소비자 권익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의 로버트 와이즈먼 공동 대표는 "트럼프 브랜드로 인한 시장의 경제적 왜곡이 우려된다"며 소비자들이 이러한 마케팅 전략에 현혹되지 않기를 촉구했다. 트럼프 일가의 'MAGA폰'이 과연 미국 통신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한 정치적 마케팅 수단에 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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