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도 없이 통째로 복사... 중국판 '흑백요리사'에 넷플릭스 법적 대응 나서나

'이판펑션'은 16명의 업계 대표 셰프들과 84명의 신인 셰프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노점상 출신의 무명 셰프부터 미슐랭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스타 셰프까지 다양한 배경의 요리사들이 참여한다는 설정은 '흑백요리사'의 기본 콘셉트와 매우 흡사하다.
유사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신인 셰프들이 소수의 유명 셰프들과 대결하는 구도, 신인 셰프들이 닉네임을 사용하는 방식, 유명 셰프들이 높은 곳에서 신인들의 경기를 내려다보는 세트 구성, 정장을 입은 심사위원이 요리 중인 셰프들을 한 명씩 찾아가 시식하고 평가하는 심사 방식까지 '흑백요리사'의 특징적인 요소들이 그대로 반영됐다.
더 놀라운 것은 흑백으로 구분된 요리사들의 복장과 무대 디자인, 심지어 프레임 구성까지도 '흑백요리사'와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배경 음악마저 비슷하다고 지적하며, 중국 측의 노골적인 표절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이렇게 노골적으로 따라하는 거냐", "세트와 포맷, 촬영 기법까지 안 똑같은 게 없다", "심지어 음악마저 비슷하다", "한국 예능을 매일 폄하하고 비난하면서도 표절하는 중국 연예계",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나"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 측은 이 사태에 대해 "중국에 '흑백요리사' 판권을 판 적이 없다"며, 현재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텐센트 비디오가 정식 라이선스 계약 없이 프로그램 포맷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논란은 과거 역설적인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흑백요리사'가 불법으로 유통되어 큰 인기를 끈 바 있는데, 당시 이 프로그램을 불법 시청한 중국 누리꾼들은 오히려 "한국이 중국 요리를 훔친다"는 취지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를 불법으로 시청하면서도 비난하고, 이제는 그 포맷까지 그대로 베끼는 중국 측의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어떤 법적 대응을 취할지, 그리고 텐센트 비디오는 이 논란에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판펑션'이 중국 내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을지도 관심사다. 이번 사태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과 함께 국제적인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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