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실탄 60시간 밖에…해병대 간부 숨져
포항의 한 해병대 부대 인근 간부 숙소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군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숨진 간부가 부대 내 총기와 실탄을 외부로 가져간 정황이 확인되면서, 군의 무기 관리와 출입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10시쯤 경북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 예하 부대 인근 영외 숙소에서 A 중사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 중사가 출근 시간이 지난 뒤에도 부대에 나타나지 않자 동료 부대원이 숙소를 찾았고, 현장에서 그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 안에서는 K1 계열 기관단총과 탄피 1개, 사용되지 않은 실탄 여러 발이 함께 발견됐다. 해병대는 A 중사가 부대에서 총기와 탄약을 반출한 뒤 숙소로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군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총기와 실탄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부대 밖으로 나갔는지다. 군 당국은 A 중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퇴근한 뒤 주말 동안 부대에 다시 들어온 기록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때문에 총기와 탄약이 적어도 60시간 넘게 부대 외부에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외 숙소가 부대와 수㎞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동안 무기가 사실상 관리망 밖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군은 A 중사가 지난달 31일 이전에 총기와 실탄을 빼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반출 시점이 더 앞당겨질 경우, 총기와 탄약이 외부에 방치된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부대가 반출 사실을 상당 기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책임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A 중사는 부대에서 병기관 업무를 맡아 총기와 탄약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무 특성상 화기와 실탄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군 규정상 총기·탄약고는 이중 잠금장치로 관리된다. 일반적으로 열쇠 2개가 필요하고, 관련 담당자 확인 절차도 거쳐야 한다.
군 당국은 A 중사가 어떤 절차를 통해 총기와 실탄을 꺼냈는지, 당직사관 등 다른 관리자가 이를 확인했는지, 반출 기록이 남아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창정비 대상 총기가 차량에 실린 채 부대 밖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간부 차량에 대한 출입 검색이 충분했는지도 쟁점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발생한 육군 장교의 소총 반출 사건과도 맞물려 군 총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육군 3사관학교 소속 장교가 K2 소총과 실탄을 들고 부대를 빠져나간 뒤 대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도 총기 반출을 막지 못한 부대 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 발견된 K1 계열 기관단총은 해병대 상륙부대 등에서 사용되는 개인 화기다. 단발과 연사가 가능한 무기인 데다 실탄까지 함께 반출된 정황이 있어, 단순한 내부 사고를 넘어 안전 관리상 중대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 당국은 A 중사의 사망 경위와 함께 총기·탄약 반출 과정, 지휘·관리 책임, 부대 출입 통제 절차를 전반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 문책과 총기 관리 강화 대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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