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피를… 롯데 에이스, 연장전 도중 쓰러져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연장 승부 끝에 KT 위즈를 12-7로 꺾고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시즌 성적 36승 3무 29패, 승률 0.554를 기록하며 리그 3위 자리를 지켰다. 팀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분위기는 결코 밝지 않았다. 경기 도중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출전한 장두성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기 때문이다.

 

장두성은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공격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연장 10회초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의 견제구에 오른쪽 옆구리를 강타당했고, 이내 1루수 뒤로 빠진 공을 틈타 2루로 진루하던 중 입에서 피를 토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곧바로 트레이닝 스태프와 주루코치가 달려왔지만, 장두성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롯데 구단은 “우측 옆구리를 맞은 것이 원인인지 여부는 병원 검진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면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경기 후 롯데 선수단은 승리의 기쁨보다 장두성의 상태에 대한 우려로 숙연한 분위기였다. 2이닝 무실점 3탈삼진으로 호투한 정철원조차 “위닝시리즈는 기쁘지만, 동료의 부상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6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 1도루로 맹활약한 손호영은 “승리보다도 두성이가 별일 없기를 바란다. 정말, 진심으로”라고 전하며 동료의 상태에 대해 깊은 걱정을 표했다. 이어 “그 순간부터 내 활약은 아무 의미 없었다. 머릿속엔 두성이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전력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5월에는 황성빈이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고, 윤동희와 나승엽도 각각 허벅지와 눈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기에 올 시즌 들어 팀의 리드오프로 자리를 굳혀가던 장두성마저 부상을 입자, 선수단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손호영은 “지금 부상자가 많은 것도 걱정이지만, 두성이가 맞은 부위가 너무 위험한 위치라 더 불안하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장두성은 올 시즌 들어 백업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황성빈의 공백을 메운 그는 61경기에서 타율 0.303, 23타점, 9도루, OPS 0.712를 기록하며 팀 공격의 촉매 역할을 해왔다. 김태형 감독도 “두성이의 올 시즌 활약은 반짝이 아니다”라며 그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장두성 스스로도 “올 시즌이 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이번 부상은 너무도 가혹했다. 경기 도중 입에서 피를 쏟고 주루장갑을 바닥에 던지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단은 장두성의 상태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호영은 “이 정도로 이긴 경기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두성이가 꼭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팀은 값진 승리를 챙겼지만, 가장 빛나야 할 주인공이 병원으로 향한 이날 경기는 선수들과 팬 모두에게 씁쓸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장두성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팀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가운데, 향후 그의 상태와 복귀 여부에 리그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