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행 지옥문 열렸다! 르워토비 화산 '초대형 폭발'에 하늘길 마비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주 플로레스섬 동부에 자리한 르워토비 화산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면서 인근 유명 휴양지인 발리로 향하는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진다. 약 한 달 만에 다시 분화한 이번 폭발은 최근 6개월 내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된다.

 

AFP통신 및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후 5시 35분경 르워토비 화산이 굉음과 함께 폭발하며 검붉은 화산재와 연기를 하늘 높이 뿜어냈다. 치솟은 화산재 기둥은 무려 약 11km 상공까지 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당국은 18일, 르워토비 화산과 가장 가까운 공항인 동누사틍가라주 프란치스쿠스 자베리우스 세다 공항을 전면 폐쇄하는 비상 조치를 단행했다.

 

화산재의 확산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발리섬까지 영향을 미쳤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측은 화산재로 인한 시야 확보의 어려움과 항공기 엔진 손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노선의 발리행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거나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항공은 발리와 싱가포르를 오가는 왕복 4편의 항공편을 취소했으며, 저비용항공사 스쿠트항공도 발리 인근 롬복섬으로 향하는 일정을 취소했다. 호주 국적기인 콴타스항공의 자회사 젯스타 또한 이날 오전 발리행 여러 편을 취소하고, 오후 항공편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승객들에게 공지했다.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 사태로 인해 발리로 여행하려던 수많은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으며, 공항은 큰 혼잡을 빚었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대응센터(PVMBG)는 르워토비 화산의 경보 수준을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위험' 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화산 분화 활동이 임박했거나 진행 중이며, 주변 지역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국은 화산 반경 수 킬로미터 이내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령을 내리고 안전한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또한 지속적인 화산 활동으로 인해 원거리에서도 감지되는 지각 운동 등 강한 지진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추가적인 피해 방지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한다.

 

르워토비 화산은 18일 아침에도 다시 한번 분화하여 약 1km 높이의 화산재를 분출하는 등 불안정한 활동을 이어갔다. 이 화산이 눈에 띄게 활발한 활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시에도 르워토비 화산은 5.5km 높이의 화산재를 분출하며 폭발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여러 차례의 분화로 인해 10명의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태평양 조산대, 일명 '불의 고리'에 위치한다. 국토 전역에 걸쳐 127개에 달하는 활화산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크고 작은 화산 폭발과 지진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야기한다. 이번 르워토비 화산의 대규모 분화는 인도네시아가 안고 있는 자연재해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항공편 운항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당국은 화산 활동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