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살짝 과체중'이 심장 지킴이가 되는 놀라운 이유

이러한 사실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연구팀이 심혈관 질환이 없는 한국인 927만 8433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BMI와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이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비만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심부전(심장 기능 상실), 그리고 사망에 이르는 주요 위험 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체중 역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이는 체질량지수와 심혈관 질환 위험이 'U자 모양'의 상관성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BMI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비만과 심근경색, 심부전, 사망 위험은 전체적으로 U자형 연관성을 보였다. 질환별로 가장 위험이 낮은 체질량지수 구간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심근경색의 경우 정상 체중(BMI 18.5~22.9)에서 위험이 가장 낮았고, 심부전은 비만 전 단계(23~24.9), 사망은 경도 비만(25~29.9) 구간에서 가장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특히 연령대별로 분류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청년층(20~39세), 중년층(40~64세), 노년층(65세 이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청년층의 심근경색 위험도는 비만일수록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중년층은 U자형의 연관성을 보였고, 노년층은 저체중일수록 심근경색 위험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심부전 위험이 가장 낮은 BMI 구간 역시 연령대별로 달랐다. 청년층은 정상 체중에서 가장 낮은 위험을 보였고, 중년층은 정상 체중 또는 비만 전 단계, 노년층은 비만 전 단계에서 심부전 위험이 가장 낮았다. 사망 위험에 있어서는 전 연령층에서 경도 비만일 때 가장 낮았으며, 심한 저체중일 때 위험이 높아지는 공통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연령대별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체중 관리 전략이 달라져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팀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비만을 예방하는 체중 조절의 중요성을, 그리고 중년 및 노년층에게는 저체중을 피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연구 결과(Age-dependent associations of body mass index with myocardial infarction, heart failure, and mortality in over 9 million Koreans)는 권위 있는 유럽심장학회 국제학술지인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실려 그 신뢰성을 더했다. 이 연구는 연령에 따른 맞춤형 체중 관리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체중 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haruopost.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