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그 자체’ 기존 틀 깨는 이재명 내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대규모 내각 개편을 단행하면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핵심 경제부처를 비롯한 8개 부처는 여전히 공석 상태다. 대통령실은 24일 추가 인선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후속 발표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마무리된 이후 장관급 인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청문회(24\~25일) 이전에 내각 인사가 발표되면서 향후 인선 일정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 후속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11개 부처 외 장관 인선이 포함되지 않은 특별한 이유나 사정은 없다”며 “이번 인사도 국회 입장에서는 꽤 많은 수준일 것이다. 추가 인사도 머지않아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은 부처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총 8개다. 이 중 기재부, 산자부, 국토부는 국가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핵심 부처로, 정권의 경제정책 방향성을 보여줄 인선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특히 기재부는 예산 기능 분리와 관련한 조직개편이 논의되고 있으며, 산자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된 구조 변화가 예정돼 있어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역시 최근 급등하는 부동산 시장 상황 속에서 향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만큼, 장관 후보자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논란 소지가 적은 부처 중심으로 먼저 인선을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부처는 물론 사법개혁 이슈가 얽힌 법무부 등의 경우 특히 더 높은 수준의 인사 검증을 거치고 있다”며 “정권 초기부터 인사 잡음으로 흔들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전했다.

 

한편, 23일 발표된 11개 부처 장관 인사는 실용주의 기조와 함께 통합 메시지를 강조한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데 이어, 보수 진영 인사로 분류되는 권오을 전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점이 대표적이다.

 

또한 중기부와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기업인 출신 인사를 발탁해 실무형 인재 기용에 방점을 뒀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취임 시 중기부 최초의 기업인 출신 장관이 되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역시 AI 분야 실전 경험을 갖춘 학자이자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I 국가 전략에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치적, 행정적 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포함됐다.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은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되며 정권 핵심 정책 조율 역할을 맡게 됐다. 전반적으로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고 경륜과 실무능력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제 남은 경제부처와 교육·문화·복지 부처 등의 후속 인선이 어떤 방향으로 채워질지가 향후 정국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