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의 수모! 오타니, 58년 만에 '전 시즌 MVP 트리플플레이' 불명예 기록

 LA 다저스가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연장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대7로 패배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3연패의 늪에 빠지며 68승52패를 기록, NL 서부지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연승)에 공동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가 단독 선두에서 공동 선두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6월 14일 이후 60일 만이다. 당시에는 41승29패로 샌프란시스코와 공동 1위였다. 59일 동안 지켜온 단독 1위의 아성이 무너진 것이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오타니의 활약이었다. 오타니는 5-5로 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완 켄리 잰슨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원볼에서 2구째 92.4마일 커터를 끌어당겨 발사각 29도, 114.8마일의 속도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이었다. 비록 원정이었지만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를 채운 다저스 팬들은 열광했고,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9회말 마무리 투수 알렉스 베시아가 1사 만루 위기에 몰리더니 놀란 샤누엘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6-6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10회말, 에인절스는 무사 1,3루에서 조 아델의 끝내기 좌전적시타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오타니에게는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5-5로 맞선 6회초 무사 1,2루에서 유격수 직선타를 쳐 2루주자 미구엘 로하스와 1루주자 돌튼 러싱이 잇달아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되는 트리플플레이를 당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직전 시즌 MVP가 삼중살타를 친 것은 1965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브룩스 로빈슨에 이어 오타니가 두 번째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됐다. 이 장면 후 오타니는 분한 표정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을 올린 오타니는 시즌 타율 0.284, 43홈런, 79타점, 114득점, 79볼넷, 출루율 0.391, 장타율 0.629, OPS 1.020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 토론토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NL 홈런 부문에서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42개)를 제치고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장타율과 OPS 1위도 지켰으며, 득점은 양 리그 통합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오타니의 활약을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타니가 후반기 들어 홈런을 친 11경기에서 다저스는 최근 3연패를 포함해 3승8패에 그쳤다. 또한 오타니가 '친정팀' 에인절스를 상대로 타율 0.324, 5홈런, 9타점의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다저스는 에인절스전 6연패 중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