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팔로어의 힘?…'틱톡 폐지' 외치던 트럼프, 돌연 '중국과 빅딜' 선언

 미국과 중국, G2의 자존심을 걸고 5년간 이어져 온 '틱톡(TikTok)' 분쟁이 마침내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1기 시절,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시작된 초강경 제재가 무색하게, 집권 2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선회하며 중국과의 대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다. 전 세계 Z세대의 표심과 거대한 시장 논리 앞에서 양국 정상이 결국 손을 맞잡은 것으로, 오는 19일로 예정된 정상 간 통화에서 최종 합의가 발표될 경우, 냉각됐던 미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국의 극적인 합의 소식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틀간의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틱톡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협상의 틀(framework)'을 마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회담 직후 "가장 큰 틀은 틱톡의 소유 구조를 미국이 통제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는 사실상 틱톡의 경영권을 미국 측으로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허리펑 부총리 역시 신화통신을 통해 "틱톡을 미국에 매각하는 문제에 관해 기본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확인하며, 양국이 큰 틀에서 이견을 좁혔음을 시사했다.

 

한때 '미국 안보의 적'으로 규정하며 틱톡 퇴출까지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세 전환은 지극히 정치적인 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1억 7천만 명에 달하는 틱톡 사용자, 특히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15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개인 틱톡 계정을 운영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매우 구하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노골적으로 틱톡을 언급했다. 그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며, 중국도 매우 만족할 것"이라며 오는 19일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양국 관계의 견고함을 과시했다.

 


중국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경제적 실리가 크게 작용했다. '틱톡 금지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미국 내 사업을 지속할 수만 있다면, 지분 매각이라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번 합의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해빙 무드를 탈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그 전후로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구체적인 매각 협상 과정에서 틱톡의 핵심 기술인 '추천 알고리즘'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미 이 알고리즘을 국가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다. 이는 껍데기만 팔고 핵심 기술은 넘겨줄 수 없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향후 세부 협상 과정에서 양국이 또다시 충돌할 수 있는 '뇌관'으로 남아있다. 5년간의 전쟁이 막을 내리고 평화가 찾아올지, 아니면 더 복잡한 제2라운드의 시작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