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입 냄새인 줄 알았는데… 숨 쉴 때 '달콤한 과일 향'이 난다면 당장 병원으로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역시 입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다. 양치질만으로는 완벽하게 제거하기 힘든 치아 사이의 미세한 찌꺼기들은 그야말로 세균들의 완벽한 먹잇감이 된다. 치실 사용을 건너뛰면 이 찌꺼기들은 불과 며칠 만에 부패하며 불쾌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이 구취 예방의 첫걸음인 이유다. 하지만 칫솔과 치실로 완벽하게 관리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리 혀의 표면과 목 뒤편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며 '썩은 달걀' 냄새의 주범인 휘발성 황 화합물을 내뿜는 세균들이 번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칫솔질 후 혀 클리너로 혀를 꼼꼼히 닦아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입안이 마르는 구강 건조증 역시 입 냄새를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침은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는 천연 세정제 역할을 하는데, 항히스타민제 같은 특정 약물 복용, 입으로 숨 쉬는 구강호흡, 심지어 살균 효과가 강한 일부 구강청결제 사용은 오히려 침 분비를 줄여 입안을 바싹 마르게 만든다. 침이 부족해지면 세균이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고 냄새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인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는 섭취 후 약 2시간 동안 침 분비를 억제하며, 흡연 역시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구취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또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특히 한국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마늘이나 양파 같은 음식에 포함된 특정 화합물은 소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흡수된 뒤 폐를 통해 호흡으로 배출된다. 즉, 입안을 아무리 헹궈내도 몸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냄새는 막을 길이 없는 셈이다. 특히 마늘의 휘발성 유황 화합물은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냄새가 유독 길게 지속된다. 더 나아가, 지속적인 입 냄새는 잇몸 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숨겨진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치주염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구취를 경험할 확률이 1.8배나 높았으며, 잇몸과 치아 사이의 주머니(치주낭)가 깊을수록 냄새의 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나는 독특한 과일 향이 호흡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따뜻한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금물은 단순 세척 효과를 넘어 염증을 줄이고 유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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