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제안엔 '묵묵부답', 핵잠수함엔 '발작'…北의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국방부가 북한에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에 대해 북한의 조속한 응답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회담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대북 제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색된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번 제안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난 3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낼 출발점이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만약 회담이 성사된다면 2018년 7월 판문점에서 열린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약 7년 만에 남북 군사 당국이 마주 앉게 되는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매우 크다.이번 군사회담 제안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올해 들어 부쩍 잦아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침범이 자리 잡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북한군의 MDL 침범이 이미 10회를 넘어섰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행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핵심 목표가 예측 불가능한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는 불필요한 충돌과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있다고 명확히 했다. 군사분계선 기준선 완화라는 구체적인 의제를 통해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최소한이라도 회복하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자는 것이 우리 측의 제안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북한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반응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신 북한은 최근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것에 대해서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이를 남한의 '자체 핵무장을 위한 포석'이라고 규정하며,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북한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실무 회담 제안에는 침묵하면서도, 자신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날 선 비난을 쏟아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대화의 틀 안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북한의 핵잠수함 비난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회담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정식 대화 채널을 통할 것을 역으로 제안했다. 이는 북한의 비난 공세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만나야 문제가 풀린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재확인하며,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남북 관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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