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우려에도…정부, 北 농산물 빗장 연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 제재로 전면 중단되었던 북한산 식품 수입을 다시 추진한다.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 시행령 등 관련 법규 개정을 통해 이르면 연내에라도 북한산 농식품이 국내에 반입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사실상 끊겼던 북한과의 공식 교역이 10여 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과거 연간 수천만 달러에 달했던 북한산 농림수산물은 한때 우리 식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 악화와 더불어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이어지면서 모든 교역의 빗장이 굳게 닫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제재 기조와 정면으로 부딪힐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는 '국민 안전'과 '절차 간소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통일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북한산 식품 반입 시 해외 제조업소 등록을 의무화하고, 우리 측 관계자가 직접 현지 실사를 진행하는 등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담은 고시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수입 신고 단계에서 제출하던 각종 서류를 반입 승인 단계로 앞당겨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도 포함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식품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는 것이다. 일반 수입 식품은 최초 반입 시에만 정밀검사를 받지만, 북한산 식품에 대해서는 반입될 때마다 매번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강력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산 식품의 생산 및 유통 과정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또한 원산지 확인 절차도 손본다. 통일부와 관세청 등이 참여하는 '원산지확인실무협의회'를 통해 북한산으로 위장한 제3국 물품의 국내 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변화된 남북 관계와 교역 환경을 고려하여 원산지 확인 기준과 방법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내용이 고시 개정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북한산 식품 수입이 재개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에 현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와 유엔 제재 위반 가능성은 국회 입법 과정과 국제사회와의 협의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