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행정통합, '속도전' vs '신중론' 정면 충돌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추진 시점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가 2028년 통합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제시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는 사실상의 통합 거부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부산시당과 경남도당은 공동 성명을 통해 두 단체장의 계획이 800만 시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다른 권역과 비교하며, 부울경만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행정통합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강조하며, 즉각적인 실행을 촉구했다. 특히 2028년 통합안의 진정성을 보장하려면 두 단체장이 직을 걸어야 한다고 압박하며, 재정 분권과 같은 선결 과제는 통합 이후에 다른 지역과 연대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박형준 시장과 박완수 지사는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주민투표를 거쳐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통합에 따른 재정 특례를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섣부른 속도전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국민의힘 역시 이러한 신중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앞서 성명을 내고, 정치적 구호나 속도전이 아닌, 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박완수 지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결국 행정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속도'와 '절차'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통합 논의는 당분간 정치적 공방 속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