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월 마지막 주 '입법 전쟁'…필리버스터 점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쟁점 법안 처리 강행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맞대응으로 극한 대치 국면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3월 3일까지 상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사법개혁 3법 등 총 8개 법안을 순차적으로 통과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고, 국민의힘은 모든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으로 입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입법 릴레이의 첫 주자는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맞물린 3차 상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기업이 매입한 자기주식을 1년 안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윤한홍 의원을 내세워 저지에 나섰지만, 수적 우위를 점한 민주당이 하루 뒤인 25일 표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 확실시된다.

 


상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이후에는 사법부를 정조준한 개혁 법안들이 연이어 상정될 전망이다. 판사, 검사, 경찰 등이 법령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조작된 증거를 사용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법왜곡죄' 도입이 그중 가장 논쟁적인 법안이다. 여기에 법원의 확정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안까지 '사법개혁 3법'으로 묶여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법개혁의 파도가 지나가면, 11년 넘게 위헌 상태였던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재외국민에게도 헌법 개정 등에 대한 투표권을 보장하는 이 법안의 처리는 향후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이후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과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도 민주당의 입법 목록에 올라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계획대로 모든 법안이 일사천리로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당내 강경파가 주도한 법왜곡죄 도입을 두고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 차원에서 수정 또는 추가 숙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25일로 예정된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나올 사법부의 집단적인 의견 또한 법안 처리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변수다.

 

여야 협상 역시 막판 변수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대구·경북, 충남·대전 통합법안에 대한 논의의 문을 열어두었지만, 국민의힘은 상임위 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야당의 비협조는 대미투자특별법 등 다른 현안 처리가 시급한 민주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