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섬박람회, 이대로면 제2의 잼버리?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가 개막 150일을 앞두고 존폐를 걱정해야 할 수준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7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제 행사가 준비 부족과 시민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다, 최근 공개된 홍보 영상 하나로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으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제2의 잼버리'라는 오명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여수 지역 사회를 덮치고 있다.논란의 중심에는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씨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이 있다. 조직위원회가 8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의뢰한 이 영상은 홍보 효과는커녕, 오히려 박람회의 민낯을 전국에 고발하는 결과를 낳았다. 영상에는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허허벌판의 주 행사장과 폐어구, 쓰레기가 방치된 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고, 이는 준비 부실에 대한 대중의 의구심에 불을 붙였다.

영상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함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댓글에는 "홍보를 가장한 구조 신호", "광고비 내고 내부 고발을 했다" 등 조롱 섞인 비판이 쇄도했다. 특히 "여수 시민인데 박람회를 하는 줄도 몰랐다"는 반응은 소통과 홍보가 총체적으로 부재했음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차라리 잘됐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릴 마지막 기회"라며 자조 섞인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황의 심각성은 텅 빈 주 행사장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조직위원회는 기반 시설 공정률이 76%에 달하며 순항 중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공터뿐이다. 9월 개막까지 임시 텐트 형태의 전시관을 6월까지 짓고, 7월에 모든 공사를 마친 뒤 8월에 시범 운영을 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벼락치기'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조직위원회는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27개국과 3개 국제기구의 참가를 확정하고 국제 크루즈와 전세기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알리고 있지만,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섬 캠핑장, 비렁길 투어 등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행사장조차 미비한 상황에서 방문객 편의시설이나 식음료 업체 선정 등은 요원해 보인다.
정현구 조직위원장 권한대행은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남은 기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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