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홈런 왕' 디아즈 어디 갔나? 삼성, 득점권 타율 2할대 추락
대구의 거포 군단이 자랑하던 화력이 잠실의 찬 공기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원정길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가까스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하는 듯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타선의 응집력 부족을 드러내며 상승 기류를 타는 데 실패했다. 무엇보다 득점권 상황마다 침묵한 방망이는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이날 경기의 가장 큰 변수는 타선의 중심축인 베테랑 최형우의 갑작스러운 이탈이었다. 전날 주루 과정에서 발목에 무리가 간 최형우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자, 삼성의 공격 전개는 눈에 띄게 단조로워졌다. 박진만 감독은 상대 투수 유형에 맞춰 우타자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악재가 되었다. 중심 타선에서 무게감을 잡아줄 기둥이 사라지자 하위 타선과의 연결 고리마저 끊기며 효율적인 득점 생산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부진이 뼈아픈 대목이다. 디아즈는 경기 초반 찾아온 결정적인 찬스마다 범타에 그치며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1회와 3회에 찾아온 득점권 기회에서 맥없는 뜬공과 땅볼로 물러난 장면은 현재 그가 겪고 있는 타격 슬럼프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안타 하나를 기록하긴 했으나 팀의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경기 후반 추격의 불씨를 살려야 할 상황에서도 힘없는 타구로 물러나며 고액 연봉자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디아즈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50개의 아치를 그리며 리그를 평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올해는 장타율과 출루율 등 모든 지표에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할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득점권 타율은 삼성 벤치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찬스에서 담장을 넘기거나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장타가 실종되면서, 상대 투수들은 디아즈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과감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디아즈를 붙잡기 위해 약 2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복귀한 최형우와 함께 리그 최강의 '쌍포'를 구축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시즌 초반의 흐름은 구단의 계산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해야 할 외국인 타자가 오히려 팀 타선의 짐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부진을 넘어 팀 전체의 사기와 순위 싸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삼성의 반등 열쇠는 부상병들의 복귀와 디아즈의 부활이 얼마나 빨리 맞물리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전력에 합류한 김성윤을 시작으로 구자욱과 이재현 등 핵심 자원들이 타석에 들어서야 디아즈에게 집중되는 견제도 분산될 수 있다. 주변의 조력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디아즈가 지난해의 파괴력을 회복해야만 삼성이 투자한 거액의 가치가 증명될 수 있다. 현재 삼성 타선은 중심 타자의 부활을 간절히 기다리며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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