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항 급감, 트럼프의 '고사 작전'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장기적인 전략으로 고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모든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철저히 차단해 핵 포기를 압박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나 무조건적인 철군 대신, 상대적으로 통제 가능한 위험 속에서 이란 정권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리겠다는 계산이 깔린 선택이다. 미국은 이란이 모든 핵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국제 사회의 엄격한 검증을 수용할 때까지 이 같은 고강도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백악관은 최근 이란이 제안한 단계적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일부 허용하는 대신 핵 협상을 뒤로 미루자는 제안을 던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진정성 없는 시간 벌기용 전략으로 규정했다. 미국 국가안보팀 역시 핵 문제가 빠진 어떠한 합의도 수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이란이 최소 20년간 핵농축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의 요구 조건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결국 미국은 해상봉쇄라는 강력한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봉쇄 정책이 길어질수록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높아진다는 점이다. 중동 원유와 천연가스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이미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가 석유 증산을 시사하며 시장을 달래려 했지만, 미국이 해상 통로 자체를 옥죄는 상황에서는 생산량 증대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안전한 운송로가 확보되지 않는 한 에너지 가격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란 역시 미국의 압박에 맞서 장기적인 버티기 전략에 돌입한 모습이다. 테헤란 당국은 봉쇄를 우회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모색하는 한편, 미국의 에너지 위기 공포를 자극해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만약 이란이 미 해군 자산을 직접 겨냥하거나 지역 내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군사적 충돌로 번질 위험이 상존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지지율 하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도박의 가장 큰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경제에도 이번 사태는 대형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단순히 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상 운송 지연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전쟁 위험 보험료 할증은 국내 정유사와 에너지 수입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해상봉쇄가 장기화되는 것만으로도 국내 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강력한 변수가 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실질적인 원유 수급량보다 해상 통로의 안전성과 불확실성의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봉쇄를 통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 시장과 에너지 업계는 장기적인 고유가 체제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환율 변동과 정제 마진 악화 등 대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한국의 원유 수급길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강경 노선과 이란의 저항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의 파고는 당분간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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