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가득한 창원 편백숲 치유 여행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를 피해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숲길들이 여름 휴가객들의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의 명물인 계족산 황톳길은 산허리를 감싸는 14.5km의 임도에 매년 수천 톤의 황토를 깔아 조성한 맨발 걷기의 성지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황토의 시원한 촉감은 체온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과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숲이 터널을 이루어 햇빛을 차단하고 곳곳에 세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무더운 날씨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맨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전북 장수의 방화동 생태길은 장안산 덕산계곡의 비경을 따라 걷는 물길 여행의 정수를 보여준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깃든 용소와 신선들이 머물렀던 바위들이 원시림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아랫용소와 황희 정승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윗용소를 지나면 짙은 그늘 아래 야생화가 가득한 데크길이 이어진다. 110m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방화폭포의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짜릿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강원도 인제의 둔가리약수숲길 1코스는 오지 생태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서바수길로 불린다. 내린천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곁에 두고 걷는 이 길은 소나무와 천연림이 내뿜는 맑은 공기가 압권이다. 용포교를 건너면 방태산에서 흘러내린 원시적인 자연경관이 펼쳐지며 탐방객들을 태고의 숲으로 인도한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홀로 걷는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으며, 길 끝에서 마주하는 약수 한 사발은 긴 여정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경남 창원의 편백치유의숲 두드림길은 도심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산림욕 코스다. 장복산 아래 60ha 면적에 빼곡히 들어선 30~40년생 편백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준다. 풍욕장과 전망대를 거쳐 장복산 능선을 타는 두드림길 외에도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숲과 맞닿은 삼밀사의 오백나한상은 고요한 숲의 분위기에 신비로움을 더하며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전국의 숲길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름철 지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계족산의 황톳길이 건강한 자극을 준다면, 장수의 계곡길은 시각적인 시원함을, 인제의 오지 길은 고요한 사색을, 창원의 편백숲은 깊은 휴식을 선사한다. 숲길 탐방은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자연의 냉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기력을 회복하는 능동적인 피서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고산 지대나 계곡 인근의 숲은 도심보다 기온이 낮아 열대야에 지친 이들에게 최고의 밤 산책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여름 숲길 여행을 떠날 때는 각 코스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제 서바수길처럼 편의시설이 부족한 오지 코스는 식수와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하며, 대전 황톳길처럼 맨발 걷기가 주 목적인 곳은 수건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숲은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며 인간에게 쉼터를 내어주지만, 탐방객들 역시 자연을 보호하는 성숙한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주말, 에어컨 바람 대신 숲이 건네는 천연의 시원함 속에서 여름의 한복판을 건강하게 건너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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