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10K 역투에도…또 PS 첫 승 불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곽빈(27)이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투구를 펼쳤지만 또다시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최고 시속 159㎞의 강속구와 두 자릿수 탈삼진으로 LG 트윈스 타선을 압도했지만, 초반에 허용한 홈런과 타선의 지원 부족이 겹치면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곽빈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사사구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두산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7회 교체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곽빈에게 이번 경기는 포스트시즌 첫 승에 도전하는 무대였다. 그는 지난해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 3경기와 준플레이오프 1경기, 한국시리즈 2경기 등 포스트시즌에서 총 6차례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64로 부진했다.
2023년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5실점했고, 2024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도 1이닝 4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큰 경기에서 유독 흔들렸던 경험은 이번 등판을 앞두고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올 시즌 곽빈은 정규시즌에서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27경기에 출전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2.24, 197탈삼진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정규시즌의 뛰어난 활약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곽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과거 큰 경기에서 부진했던 모습과 지금의 곽빈은 다르다는 취지로 평가하며, 선수 본인도 이전의 아쉬움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초반은 순탄하지 않았다. 곽빈은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이어 박해민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오스틴 딘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문보경에게 볼넷까지 내주면서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으나 더 이상의 점수는 허용하지 않았다.
2회말에는 더욱 큰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구본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다. 여기에 3루수 안재석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곽빈은 여기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홍창기와 박해민, 오스틴을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막아낸 뒤에는 포효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곽빈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3회말 송찬의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LG의 케이시 켈리가 보유한 13개였다. 곽빈은 6회까지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추가 실점을 억제했다.
개인 기록도 이어졌다. 6회말 2사 후 박동원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인 10개를 작성했다. 이 기록은 켈리가 2020년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9㎞까지 나왔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곽빈의 호투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7회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대타 양석환의 큼지막한 타구가 LG 중견수 박해민의 호수비에 걸렸다. 두산은 이 장면에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고, 곽빈은 7회말 타카다 타쿠토와 교체됐다.
결국 곽빈은 포스트시즌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다만 이번 등판은 이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부진을 털어낼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으며 구위와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곽빈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초반 홈런으로 실점한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무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삼진 세 개로 넘겼다. 두산 타선의 지원이 부족했던 가운데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포스트시즌 첫 승이라는 숙제를 남긴 곽빈이 다음 등판에서는 호투를 승리로 연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haruopost.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

















